중추절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등짝으로 스멀스멀 땀줄기가 흘러내리며 무던히도 더웠던 날들과,
언제 끝날지 모르게 지구의 종말이라도 예고하는듯 쏟아붓던 폭우에 전봇대도 한순간에
쓰러트리며 지나간 태풍의 위력 앞에서 인간의 왜소함을 느끼게 하며 초조하게 애를 태운
것이 올 여름인가 보다.
여름 두어달 동안 먼길 오가면서 영흥도의 한귀퉁이에 작은 건물을 지을때 더위와 비를
이렇게 원망하고 탓해보기도 30년 건설인생에 드믄일이라 생각한다.
늦게나마 따스하게 내리쬐는 가을 햇빛이 시련을 견디고 매달려 있는 추곡에 양분을 보태
어 튼실히 여물게 하니 여간 다행이 아닐수 없다.
이젠 몇일이 지나면 풍요를 감사하는 중추절이 온다.
언제나 명절이 오면 물질적인 풍요를 바라왔지만 시장을 둘러보고 주저리는 마눌님의 말
속에는 그 주머니를 흡족하게 채워주지 못하는 못난 가장의 귓구멍은 막아버리고 싶다.
그래도 마음만은 풍요롭게 가지려고 생각을 바꿔 보기도 한다.
옛날 백결선생은 이웃집 떡하는 모습에 거문고줄을 뜯어 방아찟는 소리를 내어 마눌님을
달래 주었다고 하는데 난 무엇으로 마눌님의 식상한 마음을 달래주어야 하나???
그래도 30년 직장 생활을 하며 부모 공양하고, 자식들 가르치고, 식구들 건강하고 부족함을
크게 탓하지 않고 살아 올수 있었던 것은 이시대를 살아가는 가장들의 뼈빠지는 자기 희생이
존재 했기에 유지될수 있었을 것이다.
이젠 사회생활의 끄트머리에 가까워지고, 미래의 준비에 대한 불안심리가 점차 커지는 것을
인식하면서 아 가을이 깊어가면서 숙고해보련다.
팔월 한가위...
언제나 풍요가 넘치는 그런 세월을 기원한다...
언제까지나 건강하고 행복해질수 있는 그런 꿈을 소망한다....
** 이곳을 방문하시는 모든이에게 마음의 풍요가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